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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어린 왕자

by jk0903 2025. 5. 3.

어린 왕자』 – 어른이 된 우리에게 남긴 작고 큰 질문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소행성의 주인 즉, 어린 군주라는 뜻이다. 대부분 어린 시절 한 번쯤은 『어린 왕자』를 읽는 것 같지만 나는 확실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옛날 읽었던 사람 모두가 그 속의 메시지를 곱씹는 것도 아니다. 어른이 된 후에 이 책을 읽어보면 더욱 더 그 안에 숨겨진 수많은 질문들과 마주할 수 있다.

 

1. 비행사와 어린 왕자의 만남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는 그곳에서 금발머리의 작은 소년, "어린 왕자"를 만난다. 어린 왕자는 별에서 왔으며, 조그만 행성 B-612에서 장미 한 송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는 장미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허영심과 모순된 행동에 혼란스러워져 여러 별을 여행하게 된다.

2. 별을 떠난 어린 왕자의 여정

어린 왕자는 여섯 개의 별을 여행하며 다양한 어른들을 만난다. 이들은 모두 현실의 어른들을 풍자한 존재들이다.

  • : 누구든 통제하려는 허황된 권위의 상징. 아무도 없지만 자신이 모든 것을 다스린다고 믿는다.
  • 허영심 많은 사람: 인정욕구에 사로잡혀 진심 없는 칭찬을 갈구한다.
  • 술주정뱅이: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 사업가: 별을 숫자로 세며 소유하려는 어리석음에 갇혀 있다.
  • 가로등 점화인: 이유 없이 명령만 따르는 순종의 상징.
  • 지리학자: 탐험을 하지 않으며, 실제보다 이론과 기록에만 집착한다.

이 여정은 어린 왕자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는지를 일깨운다.

3. 지구에서 여우를 만남

지구에 도착한 어린 왕자는 여우를 만난다. 여우는 "길들인다"는 것이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임을 가르친다. 어린 왕자는 이 만남을 통해 자신이 떠나온 장미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임을 깨닫고, 진정한 사랑은 책임과 시간의 누적에서 비롯된다는 걸 이해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이 말은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한 말이다. 눈앞의 것들에만 반응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이 한 문장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우리는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숫자, 성과 속에서 살아간다. 무엇을 더 가졌는지,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랐는지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듯한 세상. 하지만 어린 왕자는 그것이 진짜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떠나온 별에는 장미 한 송이가 있었다. 장미는 다소 거만하고 솔직하지 못했다. 어린 왕자는 상처받았고, 결국 별을 떠났다. 그러나 여러 별을 여행하고, 지구에서 여우와 만나고, 수많은 "어른"들을 관찰하면서 그는 깨닫는다. 그 장미는 오직 자신만의 존재였고, 자신이 길들인 존재였기에 특별했다. 그리고 그 사랑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이 말은 오늘의 인간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서로를 진심으로 길들이고, 책임지는 관계를 맺고 있는가? 아니면 필요한 만큼만 가까워지고, 상처받기 전에 멀어지는 관계 속에 머물러 있는가?

4. 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

책 속에서 어린 왕자는 여섯 개의 별을 여행한다. 거기서 그는 어른들을 만난다. 권위만을 중시하는 왕,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 하는 허영가, 의미 없이 술을 마시는 술주정뱅이, 숫자에만 집착하는 사업가, 명령만 따르는 가로등 점화인, 이론만 중요시하는 지리학자. 이들은 모두 현실 속 어른들의 모습을 풍자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진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한다. 이 인물들을 보며 나는 불편했다. 그 어른들의 모습이 바로 나였고, 우리가 사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결과만 중요시하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잊고 살았다. 인정받고 싶어 했고,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 사람들과의 진실한 관계를 피했다. 그런 내 모습이 허영가와 사업가의 모습에 겹쳐 보였다.

5. 어린 왕자가 남긴 질문

이 책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오히려 어른이 된 후에 읽을 때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어른을 위한 이야기다.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며 살고 있나요?" "당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나요?"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 한 번 내 일상과 관계, 마음의 중심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짐하게 된다. 속도가 아닌 방향을 보며 살 것. 겉모습이 아닌 본질을 보며 사람을 대할 것. 무엇보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다하며 살아갈 것.

6. 결말과 성찰 - 오늘날 어른들에게 주는 메시지

어린 왕자는 결국 자신의 별로 돌아가고자 한다. 비행사는 그와 함께 지낸 추억을 간직하며 떠난 후에도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를 기억한다.

 

『어린 왕자』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오늘날의 어른들에게 강한 거울이자 경고로 읽힌다.

  • 우리는 숫자와 소유에 집착하며 본질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 타인의 인정과 권위, 효율에만 몰두하며 ‘진짜 중요한 것’을 잊고 살고 있지 않은가?
  • 관계를 진심으로 ‘길들이고’ 있는가, 아니면 스쳐 지나가는 인연 속에 진실을 묻어두고 있는가?

오늘의 사회는 빠르고, 효율적이며, 기능 중심적인 세계다. 그러나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조용히 말한다. 사랑, 우정, 책임, 신뢰, 그리고 마음은 통계로 측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들이다.

우리가 다시 ‘어린 왕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면, 어쩌면 삶은 조금 덜 삭막하고,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왕자』는 어른이 된 우리가 잊어버린 순수함과 본질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가 더 따뜻하고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주는 작고 단단한 별빛 같은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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